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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서막
최근 세간에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LG의 삽입형 이어폰, Quadbeat(이하 쿼빗)은 LG Optimus G폰을 구입 하면 함께 딸려오는 부속품으로서, 제조사는 대한민국의 i-SOUND 입니다. 이 제품은 모 처의 분석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은 이래, 뛰어난 성능과 함께 2 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가 폭발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쿼빗이 입소문이 타면서 동시에 전기음향적으로서 동급으로 취급된 Ultimate Ears Triple.Fi 10 Pro(이하 트파)는 2004년 출시 당시의 가격이 무려 쿼빗의 스무 배에 육박한, Ultimate Ears의 옛 최고급 모델이지요. 충격의 3년 연속 $99 할인 이후 현재는 단종된 상태이나, 아직도 중고 시장에서는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가가 스무 배나 차이가 나는 제품과의 동취급에 트파 사용자들은 당연히 반발했고, 쿼빗 대 트파라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쿼빗이 과연 알려진 대로 트파와 동등한 성능을 지닌 가격대 성능비 최상의 제품인지, 혹은 이러한 이미지 메이킹이 혹시 기업의 물타기 광고로 만들어진 거품은 아닌지, 좀 더 객관적이고 또한 제조사와의 이해 관계로부터 독립적인 시각을 통해 비교 분석하여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식 제품 사양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단 발음체가 가지는 전기음향 변환 방식의 차이로서, 쿼빗은 단일 Electrodynamic(이하 D형)이며, 트파는 삼중으로 된 Electromagnetic balanced armature(BA형)로서 고역에 하나, 저역에 이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D형은 단순히 Flemming's left-hand rule 따르는 반면 BA형은 자기장이 가지는 Tractive force의 균형을 이용하는 등의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이 차이점들을 간단히 따져보자면 대략 세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1. 제조 단가: D형은 구조가 아주 간단하여 삼류 중국 회사들도 값싸게 뽑아낼 수 있는 반면, BA형은 구조가 복잡하고 또한 패키징 형태에 따른 특허라던가 하는 제조 이외의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2. 제품 설계 난이도: D형은 그 자체가 발음체인 형태를 취하므로 제조사 임의의 음향 조정을 쉽게 가할 수 있는 반면, BA형은 발음체 자체가 독립된 완성품으로서 출하되므로 추가적인 음향 조정의 여지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또한 BA형은 약간의 누음으로도 저역이 증발 해 버리므로 추가적인 밀폐 수단의 구성이 필수입니다.
3. 전기음향 변환의 효율성: 두 형태의 소리를 출력하는 구조적 특성상, 인가되는 힘의 차이 때문에 BA형의 변환 효율성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외에도 compliance에서 오는 과도 특성 및 음향 출력 임피던스, damping 특성, magnetic reluctance에 따른 배음 왜곡율 등의 기술적인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 참작하면 충분히 서로 대등하게끔 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선형 특성 비교: 쿼빗 1 / 트파 0
그래프가 좌측으로 갈수록 저음의 응답 특성을 나타내고, 우측으로 갈수록 고음과 배음 성분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수평인 상태가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형태가 되겠지요. 전체적인 밸런스는 쿼빗이 더 평탄한 편이나, 유난히 많은 피크라던가 과장된 6 kHz의 응답성은 치찰음이 위치하는 대역이므로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단 무엇보다도 트파의 초고역이 잘려있기 때문에 쿼빗이 1승을 거두게 되겠습니다. 쿼빗 승
좌/우 채널의 위상각 매칭은 정확한 음상 정위에 큰 영향을 미치며, 헤드폰 청취 조건의 경우 100 Hz - 1 kHz 에서 10°, 2 kHz 에서 20°, 그리고 8 kHz 에서 80° 정도의 어긋남을 가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상각 자체의 선형성은 역시 D형인 쿼빗이 우위입니다만, 가장 중요한 100 Hz - 1 kHz 대역에서는 트파의 우위입니다. 그러므로 무승부.
위상 응답
좌/우 채널의 위상각 매칭은 정확한 음상 정위에 큰 영향을 미치며, 헤드폰 청취 조건의 경우 100 Hz - 1 kHz 에서 10°, 2 kHz 에서 20°, 그리고 8 kHz 에서 80° 정도의 어긋남을 가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상각 자체의 선형성은 역시 D형인 쿼빗이 우위입니다만, 가장 중요한 100 Hz - 1 kHz 대역에서는 트파의 우위입니다. 그러므로 무승부.
비선형 특성 비교: 쿼빗 1 / 트파 0 (무승부)
100 dB SPL @ 1 kHz 에서의 총 고조파 왜곡율
[좌측: 쿼빗 // 우측: 트파]
시간축 특성 비교: 쿼빗 0 / 트파 2
잔향
파란색 선은 이상적인 음향 청취실의 잔향 특성이며, 헤드폰의 그것이 이에 가까울수록 자연스러운 음장감을 들려주게 됩니다. 여기서는 트파의 선방이 되겠지요. 트파 승
위상 지연
보라색 선은 무향실에서 사람의 머리가 스피커를 3m 거리에 두고 생기는 군지연 특성이며, 헤드폰의 그것이 이에 가까울 수록 자연스러운 저역 반응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 다 스피커와는 비교될 수 없겠습니다만, 역시 트파가 좀 더 군지연이 깁니다. 트파 승
[좌측: 쿼빗 // 우측: 트파]
[좌측: 쿼빗 // 우측: 트파]
실용적 측면에서 발생하는 변수에 대하여: 무승부
[좌측: 쿼빗 // 우측: 트파]
삽입 깊이: 쿼빗이나 트파 모두 자체 용적이 매우 커서 삽입 깊이가 매우 얕게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쿼빗은 삽입 깊이를 달리 해도 전체적인 음색이 크게 변하지 않는 반면에 트파는 고역 드라이버의 공진 특성이 요동칩니다. 다만 쿼빗은 팁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135 Hz와 2 kHz 에서 발생한 이상 응답은 기본팁의 저탄력으로 인해 발생한 구겨짐에서 비롯된 반사음입니다. 무승부
음향 조정의 잠재력: 쿼빗은 상기 그래프와 같이 고역의 공진을 제어하기 위해 필터가 붙어있으며 필터의 음향 임피던스를 조정하여 음색을 바꿀 수 있는 반면, 트파는 매우 심층적인 세부 조정이 가능(링크 참조) 하므로 여기서는 아무래도 트파가 우위에 있겠습니다. 다만 조정 난이도가 꽤 높다는 점과 더불어 높은 출력 임피던스를 가지는 소스 기기로 구동 시 고역이 증발한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습니다. 무승부
2만원 짜리 vs 50만원 짜리
전기음향학적인 측면에서 기존에 알려진 측정 방식과 더불어 그 의외의 항목까지 분석 한 결과, 최종 점수는 쿼빗 2 / 트파 2 로서 동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가 "동급"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LG 쿼빗은 저가형에도 불구하고 전기음향적인 성능이 매우 좋은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중역대의 피크과 더불어 발생하는 군지연이라던가, 여러모로 부족한 시간축 특성, 그리고 극히 부실한 기본팁의 품질로 볼 때 트파와의 비교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기에 나아가서 구성품이나 재질의 마감같은, 음향적이지 않은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급'이 갈리지요.
급이 다른데다가 단종까지된 고급형 이어폰인 트파와의 비교가 아닌, 차라리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Sony Ericsson의 MH1C, 혹은 Hifiman RE-0 등과 같이 높은 가격대 성능비로 이름난 동급의 제품군들과의 비교였다면 오히려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 역시 주파수 응답 특성 만으로 기성 제품과의 우열을 가늠하려 하고있고, 실제로 몇몇 고급형 이어폰들보다는 모든 면에서 낫다고 입증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따라서 반쪽짜리 측정치를 근거로서 여론을 선동함과 동시에 성립되지 않는 비교를 시도한 이들과, 비교를 통해 이익을 본 쪽은 누구인지를 고려 해 본다면 이 "전쟁"의 기저에는 다분히 영리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상업성으로부터 독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만 할 측정치가 이로 인해 그 목적성이 변질되었다는 점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기음향학적인 측면에서 기존에 알려진 측정 방식과 더불어 그 의외의 항목까지 분석 한 결과, 최종 점수는 쿼빗 2 / 트파 2 로서 동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가 "동급"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LG 쿼빗은 저가형에도 불구하고 전기음향적인 성능이 매우 좋은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중역대의 피크과 더불어 발생하는 군지연이라던가, 여러모로 부족한 시간축 특성, 그리고 극히 부실한 기본팁의 품질로 볼 때 트파와의 비교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기에 나아가서 구성품이나 재질의 마감같은, 음향적이지 않은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급'이 갈리지요.
급이 다른데다가 단종까지된 고급형 이어폰인 트파와의 비교가 아닌, 차라리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Sony Ericsson의 MH1C, 혹은 Hifiman RE-0 등과 같이 높은 가격대 성능비로 이름난 동급의 제품군들과의 비교였다면 오히려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 역시 주파수 응답 특성 만으로 기성 제품과의 우열을 가늠하려 하고있고, 실제로 몇몇 고급형 이어폰들보다는 모든 면에서 낫다고 입증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따라서 반쪽짜리 측정치를 근거로서 여론을 선동함과 동시에 성립되지 않는 비교를 시도한 이들과, 비교를 통해 이익을 본 쪽은 누구인지를 고려 해 본다면 이 "전쟁"의 기저에는 다분히 영리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상업성으로부터 독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만 할 측정치가 이로 인해 그 목적성이 변질되었다는 점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저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plyDelete글을 쓸 때 심한 적의는 거두십시오. 트파와 동급 내지는 더 낫다는 말은 GE 측에서 한 적이 없고, 이는 유저들이 만들어낸 말입니다. (심지어 GE 유저들이 그리 말했는지도 불분명합니다.)
ReplyDelete또한 저역의 시간 응답은 대체 어떠한 근거에서 비교하시는 겁니까? 헤드폰의 시간 응답이 사람의 청 지각(perception)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명쾌하게 밝혀진바가 없으며, 심지어 리스닝 룸 내에서 스피커의 사운드 재생(sound reprodcution) 과정에서 생기는 시간 응답의 청 지각도 아직 논란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합의된 지식들을 헤드폰에 적용할 생각을 할 수야 있겠으나,
1. 헤드폰과 스피커의 재생 환경은 완전하게 다르다는 점
2. 헤드폰 상의 감쇠(decay) 특징과 스피커-리스닝 룸 시스템에서 잔향(reverberation)은 그 시간적 스케일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점
에서 막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들이 아닙니다.
더불어서 현재 살펴볼 수 있는 시간 응답 및 위상 응답 특성은, 각 헤드폰을 미니멈 페이즈 필터로 가정하고 그 때의 시간 응답 및 위상 응답과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를 가질지도 분명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주파수 응답에서 야기되는 시간 응답 및 위상 응답 특성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냉철한 비판 정신과 분석력을 가지시던 분께서, '적의' 때문에 판단력을 잃게 된 점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제발 초심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시코에 올린 댓글 그대로 복사했습니다.)
당근 님// 적의라뇨 어설픈 적의따윈 2년 전에 집어 치웠습니다. 게다가 모 처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습니다만.. 저는 되려 그 배후를 지목하고 있었는데, 근거없는 음모론은 지양해야만합니다. 시간축 분석은 각 이어폰의 IR에 diffuse-field를 시간축에서 보상한 데이터를 기본으로 합니다. 단순히 실제 조건을 근거로 한 비교이며, 모처의 묻지마 지수, 혹은 되도 않는 보정 커브보다는 낫겠지요? 더 정확한 심리음향학적 모델링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1:1 비교말고는 답이 없다 봅니다.
DeleteBK4128C가 3m 거리에서 무향실에서 가지는 군지연에 대한 레퍼런스(탄노이 800 자체의 군지연은 보정되어 있습니다): H. Kayser et al, “Database of Multichannel In-Ear and Behind-the-Ear Head-Related and Binaural Room Impulse Responses,” EURASIP Journal on Advances in Signal Processing, vol. 2009.
ETC에 대한 레퍼런스(Harman 레퍼런스 룸의 잔향 특성): Olive , S.E., and F.E. Toole, “The Detection of Reflections in Typical Rooms”, J. Audio Eng, Soc., vol. 37, pp. 539-553 (1989 July/August).
소형유닛에서는 측정값이라던지, 예상값이라던지...
Delete하는 것들은 무의미하다고 보여지는데요,
그리고, 궁금한것이 있습니다. 시간축 분석이라는것이
혹시 주파수응답특성을 말하는 것인지요?
특성은 같으나, 대부분의 드라이버는 음색은 틀립니다.
말은 글을 써 놓으셨는데..
거의 다가 이해 못할 말들이네요.
요즘도,이어폰 개발자들은 고무찰흙을 가지고 다닌답니다.
무슨 뜻일까요.
가끔 두려운 것이 있는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요.
그런것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뉘신진 모르겠으나 우물 안의 개구리같은 소리로밖에 안들립니다만.. 설마 쿼빗이 블xx 찰흙을 사용해서 무식하게 튜닝된 제품이라고 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참고로 제가 아는 해외 개발자들은 소형유닛의 보이스코일 턴의 횟수나 이어팁의 공진 주파수까지 시뮬레이션으로 조정하고, 초저가형 제품마저도 타이트한 한계 내에서 QC를 돌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답니다 ^^ 찰흙으로 제품 만드는 회사야말로 선무당이 아닐까요..
Delete시코에 댓글 남겨 놓았습니다.
ReplyDeleteAny chance for an English version of this article? Google Translate is failing me.
ReplyDeleteLOL, my bad! Maybe I'll just do a separate entry on LG Quadbeat.
DeleteThanks, I appreciat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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